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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공조’냐, ‘민생 협력’이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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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심리다.’ 올 들어 다소 안정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흐름과 최근의 주택법 개정을 둘러싼 논란을 보고 있으면 부동산 시장의 이 명제가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지난해 하반기 ‘조바심 수요’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 시기와 달리 최근 안정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근본적 이유는 바로 ‘무주택자를 위한 희망메시지’가 전달됐기 때문이다. ‘양질의 주택을 싸게, 많이, 빨리 공급할 것’이라는 정부의 약속과 과도한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금융 부실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실수요자인 무주택 서민들은 신뢰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정책과 주거복지 정책이 몇 가지 시행착오와 관리 문제를 개선하면서 진화를 거듭하고, 더 근본적인 개혁과제까지 접근한 것이 바로 1월11일 나온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제도개편 방안’이다. 1·11정책과 이에 따른 후속 입법인 주택법 개정은 주택가격 상승을 유발한 ‘조바심 수요’의 원인인 ‘고분양가’를 근본적으로 치유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여전히 커질 대로 커진 거품(버블)이 더 커지거나 지속되기를 바라는 쪽과 연착륙하거나 안정되기를 바라는 ‘희망 메시지’사이에서 팽팽한 대치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제한된 재화인 부동산의 특수성을 망각한 일부 언론의 시장 절대주의와 뜨거운 시장에 기름(대출)을 공급하는 금융권, 주거복지 보다는 최대 이윤을 추구하는 건설업체, 이들의 논리에 편승하는 일부 정치권의 부동산 버블 담합 내지 공조가 지속되고 있다. 과거 40년 동안 온갖 좌절과 저항과 유혹으로 만신창이가 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시스템을 바로잡으려는 민생을 위한 ‘정책공조’는 그만큼 어렵고 힘겹다.
시장도 살고 공공이익도 살리는 상생의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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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주택법 개정을 둘러싼 논란을 제대로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왜 국민들이 한 단계 ‘진화된 제도’를 원하는가”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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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주택법 개정을 둘러싼 논란을 제대로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왜 국민들이 한 단계 ‘진화된 제도’를 원하는가”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분양가 앞에 절망하는 무주택 서민의 꿈을 되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이 바로 새로운 제도와 정책의 출발이자 배경이다.
시장도 살고 공공의 이익도 살리는 상생의 방안이 바로 분양가 상한제를 전국의 공공·민간아파트에 적용하되, 분양원가 공개는 민간의 경우 수도권과 지방 투기과열지구에만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민간의 경우 공공택지에서는 61개 항목, 민간택지에서는 7개 항목 공개) 이것은 적절한 분양가를 보장하면서 시장질서 문란을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상생의 방안에 대해 단편적인 반시장이란 '딱지'와 함께 근거가 약한 공급위축 우려를 들어 제동을 거는 것은 말로는 ‘민생공조’를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버블 굳히기’에 협력하는 것과 다름없다.
부동산, 특히 주택이라는 상품은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된 필수재화(가치재)인데다 공급의 비탄력성 때문에 시장실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정책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개입할 필연성이 생긴다. 따라서 주택을 다른 상품처럼 철저한 시장논리에 맡기라는 것은 주택이라는 상품의 특수성을 도외시한 주장이다.
이번 1·11 정책과 주택법 개정도 돌아보면 1998년 분양원가 자율화라는 시장논리를 실행하면서 발생한 ‘시장실패’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다. 분양원가 자율화 이후 건설업체들은 천문학적인 폭리를 취함으로써 고분양가를 유도했고, 결국 집값 폭등의 한 원인을 제공했다. 이처럼 시장실패가 명백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정부개입마저 시장의 논리를 들어 반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설득력 없는 민간 공급 위축 주장
민간 공급이 위축된다는 건설업계의 주장도 근거가 미약하다. 분양가 상한제의 경우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에 따라 분양가를 정하겠다는 것으로 현재 기본형 건축비(2007년 1월 현재 345만~373만원)에는 건설사의 적정이윤이 반영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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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이 공급위축 주장은 분양가 폭리를 지속하려는 논리에 불과하다. 정부정책이 후퇴할 기미가 보이면 건설사 주가는 표정관리를 해야할 정도다.(한경닷컴 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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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이윤동기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고, 적정이윤이 존재하는 한 민간의 공급유인은 충분하다. 다만 과거 분양가 자율화시대처럼 아무 제약 없이 막대한 폭리를 취할 것인가, 혹은 이를 사회적으로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할 것인가의 선택만 남아있을 뿐이다.
건설사 폭리의 부작용이 노출된 상황에서 이를 합리적 수준(적정이윤)으로 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처럼 적정이윤이 충분히 보장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주택공급 유인은 충분한 것이고, 따라서 이윤이 없어 공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그 연장선상에서 민간의 분양원가 공개는 건설사의 과도한 폭리를 일정수준에서 조정하자는 것이다. 민간의 영업비밀을 공개하는 것은 기업활동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는 반대논리도 있지만 이는 역시 공공성이 강한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 어느 정도의 규제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이번 개정안에는 수도권과 지방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원가를 공개토록 돼 있는데, 문제가 되는 지방의 경우 건교부의 재량에 따라 투기과열지구는 지정, 해제가 가능하다. 따라서 집값이 안정될 경우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면 자연스럽게 분양원가도 공개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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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설(2월23일자)은 시장도 살고 공공이익도 살리는 상생의 방안에 대해 '반시장' 딱지를 붙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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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커지느냐 아니냐, 1·11정책 입법화에 달려
따라서 마치 분양원가 공개가 항구적이고, 일방적인 기업활동 침해라는 주장 역시 ‘버블’을 통한 사적인 이익을 계속 누리려는 논리에 불과하다.
여전히 ‘부동산 불패’의 인식이 저변에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이 조금이라도 후퇴하는 기미를 보이면 ‘부동산은 심리’ 라는 명제가 다시 작동할 것이 분명하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소비자태도조사에서 전체가구의 35.4%는 올해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34.1%는 현 수준 유지, 30.5%는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상승을 기대하는 35.4%에는 바로 ‘버블 공조’ 세력의 힘과 역할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섞여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 버블의 부피가 더 커지느냐 아니냐는 바로 1·11정책의 입법화에 달려있다.
참여정부 흠집내기와 정부 부동산정책 흔들기 등 정치적 계산에 초점을 맞추는 주장과 여기에 힘을 싣는 세력은 이제 ‘버블 공조’를 계속할 것인지, ‘민생 공조’에 동참할 것인지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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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un121212@dau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