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 본사 입지 선정 최종확정안 마련을 위한 관련부처 관계관 회의가 열린 26일을전후하여 동경주(양남, 양북, 감포) 지역주민들의 움직임이 심상찮아 경찰과 공무원들은 24일부터 비상 근무를 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경주시청사에 2개 중대를 배치해 청사 외곽순찰 및 출입자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으며 동 경주 지역인 월성원전에도 경찰이 배치됐다.

이러한 가운데 동 경주 주민 500여명은 25일 오전 양북면 어일리 장터에서 한수원 본사 이전 관련 설명회를 개최한뒤 면사무소로 집입하려다 이를 저지하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주시청 직원 70명, 면직원 20여명을 비롯 의경 등 550여명이 청사 방호에 나섰지만 일부 흥분한 주민들이 각목을 휘두르며 경운기로 경찰 저지선으로 돌진, 이를 막던 의경 9명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경운기를 몰고 돌진한 운전자와 각목을 휘두른 주민을 현장에서 검거해 연행했다.

또 양북면 진입도로에 폐타이어를 쌓은뒤 불을 지르기도 했다.

3시10분께는 면사무소 뒷산에 방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발생해 청사방호에 나섰던 의경들과 공무원들이 긴급 진화에 나서 가까스로 대형 산불을 막았다.

4일째 시위에 참석한 한 주민은 “한수원 본사가 양북에 오지 않을 경우 공공건물과 원전 관련 시설에 대한 파손 및 방화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환경단체들과 함께 방폐장 백지화, 신월성 1, 2호기 추가 건설저지, 고준위 임시 폐기물 저장고 추가건설 반대, 월성 1, 2호기 연장가동 반대와 영구 폐쇄 등 4가지 항목에 대해 집중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방폐장과 한수원 본사가 한 곳에 입지한다는 것을 전제로 방폐장 건설을 찬성했던 동경주 주민들은 경주시에서 한수원 본사 이전 부지로 도심권 4개 지역을 추천하자 속았다며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정부에서는 경주지역의 상황이 급박하게 악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연말연시 연휴기간으로 한수원 본사 입지 선정 발표를 미루거나, 아예 토지거래허가지역 지정 등 절차를 마치고 공식 발표는 새해로 연기할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