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꽃이라고 하면 아름다움이라는 기본적인 이미지가 인식되어 있기에 정이 가는 타인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꽃다발이나 바구니로 만들어 선물하거나. 꽃꽂이를 통해 집안 한 쪽에 놓아 장식하는 정도였다.

시간은 흘러 전문화하는 사회가 되었고 그 기운은 꽃에 또한 미쳤다. 꽃을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닌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경우를 잘 보여주고 있는 이가 있다. 꽃과 24년간 함께하면서 대학생들 및 아카데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아름드리꽃예술아카데미의 원장이자 (사)인천꽃문화협회의 이사장인 김선례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선례씨는 처음부터 꽃꽂이를 전공하지 않았고, 아주 우연한 일로 인해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 1978년 한국생산성본부 비서실 연구기관에서 근무하던 시절, 딱딱하고 칙칙한 사무실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바꿔보고자 사무실에 꽃을 놓게 된 것이 취미가 되었고, 꽃꽂이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꽃에 대한 애정이 점점 커져 1985년부터 꽃꽂이 개인연구실을 운영하게 되었다. 꽃꽂이 개인연구실부터 지금의 아름드리꽃예술아카데미에 이르기까지, 24년 동안 단 한번도 손에서 꽃을 놓아본 적이 없다는 김 원장은 “이제 꽃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며 밝게 웃었다.

꽃예술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전통적인 동양 꽃꽂이뿐만 아니라 서양 꽃꽂이, 유러피언 꽃꽂이, 실내 원예장식, 화예조경 등등 분야가 세분화되어 있다. 김선례 원장은 이 모든 분야를 섭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2001년 일본 마미플라워디자인스쿨 사범과를 졸업 했고, 독일 그린벡 플로리스트 마이스터 학교를 수료했다. 독일 국립 꽃예술 전문학교 1년 과정 수료, 건국대학교 평생교육원 원예치료사 과정 수료, 수원대학교 부설 조형연구소 컬러스쿨 제1기 수료, 수원대학교 미술 대학원 화예 조형학과 졸업 (미술학 석사), 그리고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네덜란드 E·F·D·A, 미국 A·I·F·D, 일본 M·F·D, 독일 F·D·F에서 플로리스트 및 강사 자격증을 98년부터 2001년 사이에 모두 따냈다. 이것은 미국과 유럽의 자격증을 모두 딴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김 원장이 걸어온 길은 꽃에 대한 그녀의 애정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많은 작품을 만들어, 2006년에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김선례 화예조형전>을, 2008년 11월에는 꽃예술조형작품전을 인천대공원에서 열었다.
김 원장은 동양 꽃꽂이를 기초로 해, 독일식 미국식 일본식 등 다양한 꽃꽂이 양식을 연구해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그의 작품은 한 양식이 아닌 모든 양식에 걸쳐 특징을 잘 이해하고 섬세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꽃꽂이는 과거 전통적 의미에서 탈피해 유로피언 스타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저는 일찍이 한국의 전통적 양식을 유럽식과 미국식, 일본식 꽃꽂이에 결합한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양식을 창조하고 싶어 다채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외국 것도 좋지만 우리 것, 우리만의 스타일, 세계가 인정하는 한국식 꽃꽂이도 중요하지요. 그래서 동양적인 심미안을 찾는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동양적인 아름다움이 서양적인 것을 능가할 날이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선례 원장은 현재 아름드리꽃예술디자인아카데미 원장직과 인천꽃문화협회 이사장직을 맡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강사, 인천전문대학 화예학과 및 시립인천전문대 평생교육원 화훼조형학과 주임교수로 꽃꽂이에 대한 교육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는 중이다.

꽃꽂이를 대학에서 배우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이제는 화훼장식 기사나 기능사 자격증이 국가기술검정시험으로 변경되었다. 이 자격증뿐만 아니라 수많은 대학에 석사, 박사 코스가 준비되어 있다. 그만큼 꽃 예술 분야의 입지가 넓어지면서 전문 분야가 된 것이다.

꽃꽂이를 배우고자하는 학생들에게 강의 하고 있는 교수로서의 목표를 묻자 “꽃꽂이에 관심이 있고 열의가 있는 학생들을 잘 지도하여 그로 인해 꽃꽂이가 얼마나 재밌고 보람 있는 작업인지를 널리 알리고 싶어요. 어려워진 경제로 인해 꽃꽂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니 경제가 빨리 살아나서 많은 사람들이 꽃을 접하고, 꽃꽂이도 더불어 활성화 되었으면 합니다.”

또한 아직은 우리나라에 꽃꽂이에 대한 수요층이 그리 넓지 않고 전문가들도 그리 많지 않아서 더욱 더 지평을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더욱 더 훌륭한 제자들을 많이 길러낼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국가자격시험에 많은 이들이 도전하고 합격해서 안정된 직업으로 발전했으면 한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실제로 꽃꽂이는 미개척한 직종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고 수요층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꽃가게 창업, 꽃꽂이 지도자, 웨딩장식, 파티 플래너 등 플로리스트들의 활동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입학식, 졸업식, 각종 이벤트 등 수요범위도 넓다. 김 원장의 노력이 합쳐진다면, 꽃 예술인의 무대는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녀의 한걸음 한걸음이 국내 꽃 예술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자못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