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졌다. 병원전공의 교수와 전공의 간의 부적절한 관계 말이다. 전남대병원 교수가 수시로 음식접대는 물론 성 접대를 강요해왔다는 사실이 우리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전남대 병원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뜻이다. 여타 병원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들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지 의사집단의 특성상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일 수도 있다. 전공의들은 마치 중세시대의 도제와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 때문에 전공교수는 거의 절대적이다. 그래서 전공의들은 그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와 같은 관계는 전공의 선후배간에도 일정부분 존재한다는 것이다. 마치 군대를 연상케 할 정도다. 물론 일면 그래야 될 필요성도 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도제형태의 엄격한 훈련 없이는 제대로 된 수련을 수수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남대병원에서 터져 나온 것과 같은 부적절하고도 부도덕한 행위는 안 된다. 절대로 정당화 될 수 없다. 물론 날마다 신음하는 환자들과 씨름하다가 저녁에 모여 술과 음식을 먹으며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다. 그러나 필요이상의 강요된 폭탄주와 그 이상의 기이행위들만은 안 된다. 인격을 가진,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기능을 가진 의사들은 일정부분 공인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적절한 자제력도 필요한 것이다. 아무튼 이번 전남대병원 사태는 우리를 슬프게 하고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속속들이 파헤쳐 볼 필요가 있다. 진정한 의료인상을 세우는데 일조를 해보기 위해서도 말이다. 만약 유야무야되면 발설자만 죽게 된다. 그러면 앞으로 그런 사람자체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전공의 수련을 마친 후 전문의가 되어야 함은 물론 향후 개업을 하게 되더라도 상호보완관계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어떤 불의가 있어도 참아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더더욱 문제다. 기왕에 짚어본 김에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밤마다 쓰는 술값, 성 접대비용은 과연 어디에서 나왔느냐는 것 말이다. 개개인의 호주머니에서만 나왔을까. 곰곰이 여며볼 대목이다. 지금은 21세기다. 이제 과거와 같은 구시대적 발상과 행위보다는 현세기에 맞는 과학적이고도 합리적인 방향에서 양질의 의료인을 양성해 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때다. 물론 지금도 훌륭한 의학전공교수와 의료인들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어두운 곳에서 춤추는 자들도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아무튼 이번 전남대병원사태를 계기로 보다 더 정화된 의학계가 되길 바란다. 도민일보 박호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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