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별관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원탁회의(이하 원탁회의)가 내주 중 단일안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원형보존을 주장하며 1년여 동안 농성을 벌여온 5월단체 회원들이 20일 농성을 풀었다.

5·18유족회와 부상자회는 이날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별관이 지켜질 것이란 믿음을 갖고 농성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이날 5월단체의 농성 해제는 물리력을 동원해 별관을 강제 철거하지 않겠다는 문화체육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하 추진단)의 약속으로 이뤄졌다.

5월단체는 농성을 해제하는 한편 ‘5·18사적지 원형보존을 위한 시도민대책위원회’에 모든 권한을 위임하고 10인 대책위와의 합의안이 도출될 경우 수용할 방침이다.

이날 5월단체는 별관이 보존될 수 있도록 진정성과 적극성을 갖고 노력해 줄 것을 광주 시민사회에 촉구했다. 또 합의안이 도출될 경우 추진단이 수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10인 대책위에 요구했다.

5월단체는 10인 대책위가 형식적인 절차를 거쳐 여론조사 등의 미봉책으로 문제를 서둘러 매듭짓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광주지역 12개 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원탁회의는 오는 24일께 각 단체별 의견을 제출 받아 다수결로 단일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원탁회의는 “광주시장과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10인 대책위원회’의 역할을 존중하고, 추진단과 충분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단일안을 10인 대책위에 전달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그러나 원탁회의는 결정된 안을 10인 대책위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독자적으로 추진단과 절충한다는 방안이다.

원탁회의에 참여하고있는 진보연대 민점기 상임대표는 “정치권 및 행정부와 실질적인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10인 대책위의 역할을 존중하지만, 대책위가 시·도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다른 안을 채택한다면 원탁회의가 나서 추진단과 협상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원탁회의 참가단체 상당수가 공식적으로 일부 철거를 주장하는 ‘절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돼 향후 5·18사적지 원형보존을 주장하고 있는 ‘광주전남시도민대책위원회’ 등 보존 단체들과의 진통도 과제로 남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 참가자는 “원탁회의 참가 단체들이 이미 일부 철거안인 ‘5월의 문 설치’와 ‘별관 3분의 1 철거’를 주장하고 있어 의견이 크게 갈리진 않을 것 같다”며 “하지만 향후 원형보존을 주장하는 단체와의 합의 및 추진단의 수용 여부가 도청별관 문제해결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