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은 하나’라는 말은 더 이상 공익광고를 통해서만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미 우리 생활에서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을 쓰고 길거리를 다니면서 피부색이 다른 외국인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게다가 봉사활동에 있어서도 국내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여기에 ‘아프리카 어린이 돕는 모임’이라는 단체가 있다. 이 단체는 1996년 아프리카 스와질란드에서 유아원과 보건센터를 세우면서 시작됐다. 모임은 김혜심 교무(원불교)가 주최가 돼 직접 스와질란드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호흡했다.

단체 대표 조정제 이사장은 김혜심 교무와 특별한 인연을 공개했다. 대학 다닐 때 원불교 모임에서 만나 인연이 시작됐고 그 후 조정제 이사장은 정계로 김혜심 교무는 원광대 약학과 학과장으로 활동했다. 정계에서 떠난 조 이사장을 김혜심 교무가 같이 봉사활동을 하자는 권유에 흔쾌히 승낙했다.

스와질란드에 희망을

그가 말한 10여년 전 스와질란드는 문명의 혜택이 거의 없었다. 교육시설은 눈에 찾아 볼 수 없었고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에 감염돼 힘든 삶을 살고 있었다. 특히 현지인들의 가정전통은 일부다처제여서 에이즈 감염이 쉽게 확산됐다. 통계에 따르면 성인남자의 60%가 에이즈 환자다. 그 결과 에이즈에 감염된 신생아가 출산되기도 해 에이즈 문제가 여느 나라보다 시급한 곳이다.

조정제 이사장은 “그런 곳에서 김혜심 박사가 직접 가 현지인들과 함께 하면서 얻은 이름이 있다. 바로 ‘마더 킴(Mother Kim)’이다”며 “그만큼 그가 얼마나 스와질란드인들 마음 깊이 자리 잡혔는지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봉사활동의 개념에 대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아직까지도 해외봉사를 한다고 하면 ‘우리나라에도 불우이웃이 많은데 굳이 해외봉사냐’라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러한 사고는 결국 나라 이기주의다”고 꼬집었다.

덧붙여 “어떤 종교단체에서 교화(敎化)의 목적으로 봉사하는 것 역시 이기주의다”며 “다만 원불교의 정신을 구현시키는 것일 뿐이다”고 밝혔다.

조 이사장은 스와질란드민들이 자주정신이 부족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예를 들어 지하수 공사 때 자금 등을 지원하지만 인적자원을 현지인으로 구성해 일한 결과 노동자들이 집중적으로 일을 하지 못 하고 의지만 하는 것이었다.

이에 그는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 정신을 그 곳에 전해주고 싶다”며 “재밌는 것은 새마을운동은 원불교의 정신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고 살짝 귀띔했다.

그는 “원불교의 자립정신을 그 곳에서 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방법을 가르쳐 주고 스스로 하게끔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며 “지금은 그래도 스와질란드인들이 스스로 하려고 노력하려는 변화에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현재 아프리카 어린이 돕는 모임은 하나의 NGO 단체로 UN 및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조 이사장은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던 곳에서 유치원, 여성센터 등을 세워 그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더 많은 힘을 쏟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원불교의 일원상은 모두가 하나의 유기체다”며 “그렇게 때문에 이기주의가 아닌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일한다”고 같이 잘 사는 사회로 변하기를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