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와대 이 모 행정관이 시대에 걸맞지 않은 엉뚱 짓을 해 현 정부에 누를 끼치고 자신도 사직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앞서 말한 이 모 행정관의 엉뚱한 짓이란 최근 경찰 특공대의 강경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용산 지역 철거민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 사건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군포 여대생 실종 사건의 범인으로 체포된 강호순을 적극 활용하라는 것이었다. 사실 굳이 그의 주문이 없었더라도 이 후 이 사건 수사과정에 근년 경기서남부 지역에 발생했던 여성 실종 사건 대부분이 강호순의 연쇄 범행으로 또한 드러났다. 따라서 이 사건은 애시 당초 온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미 우리의 뉴스의 전달방식이 과거 6-70년대와는 다르고, 국민 의식 또한 그 때와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이런 사실을 망각한 채, 과거방식을 원용해 사회내부의 여론을 호도해보겠다는 청와대 이 모 행정관의 발상 자체에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이와 함께 이 사건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번 e-mail을 통한 여론조성 지시 사건이 비록 이 모 행정관의 e-mail 계정을 통해 이루어졌다. 그렇다고 하여 이 문제가 과연 청와대의 설명처럼 이모 행정관의 독자적인 생각에 의한 자의적 행동인가의 여부이다.
청와대 내부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고려할 때, 이는 결코 이모행정관의 독자적인 행동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번 일을 이모 행정관이 독자적인 행동으로 규정하고, 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그야말로 ‘눈감고 아옹’하는 일이다. 사실 청왜대의 특성 상 소위 대통령실 수석 이하 근무자는 글을 써서 외부로 내보내는 일을 못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 그 동안의 관례다. 이는 청와대 대통령실이야말로 중요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핵심기관으로 국가 권력의 중심 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서 말한 대로 행정관이 특정 사안에 대해 비록 e-mail을 통한 것이지만 지시에 나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찌되었던 이번 일을 계기로 청와대는 좀더 투명하고 공정하게 업무를 전개해 나가야 하며, 더군다나 이모 행정관처럼 엉뚱한 희생자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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