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농락 ․ 정치 야합, 사학법 재개정 즉각 중단하라!

지난 1990년 노태우 정권 때 이사장의 직계존비속 학교장 임명 제한 폐지 등을 주된 내용으로 개악된 사립학교법이 개악을 거듭해오다, 15년만에 사학재단의 부정과 비리를 그나마 견제할 수 있는 내용으로 개정된 것이 불과 6개월 전이다. 사학 비리와 부패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눈물어린 노력의 결과였으며, 7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시행을 불과 보름 앞둔 시점에서 사립학교법이 또다시 개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지난 6월 12일 일부 수구 종교단체들은 개정 사립학교법이 시행되어도 ‘복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겉으로는 학교의 자율성과 건학이념을 내세웠지만, 개정 사학법이나 시행령 어디에도 ‘건학이념을 말살’하는 내용은 없다. 그럼에도 불복종 운운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을 챙기려는 것뿐이다.

6월 13일 개정 사학법 시행령이 의결되자 수구보수언론은 앞다투어 악의적인 기사와 사설을 쏟아냈다. 4월에 사립학교법 재개정 상정에 합의했으니 시행되기 전에 어서 재개정을 하라고 난리다. 그러나 수구언론의 뒤에는 사학재단이 버티고 있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챙기기 위해 언론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며, 수구언론은 스스로 사학재단의 기관지임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 땅의 수구세력들이 자신들의 황제경영을 가로막을 사립학교법을 다시 개정하라는 호들갑에, 정치권은 또다시 악수를 두기 시작했다. 바로 오늘 6월 14일 여야 정책위의장이 6월 임시국회에서 ‘사학법 재개정을 진지하게 검토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지난 4월 국회에 이어 또다시 사학법 누더기 만들기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이들 눈에는 사립학교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보이지 않는가? 국민의 절대다수의 지지 속에 개정한 사립학교법을 정당간의 이해 다툼으로 희생시키겠다는 것인가? 어찌 정치권은 교육의 근간은 보려 하지 않고 오로지 당장의 이해득실만을 따지려 하는가? 노무현정부와 여당은 국민의 개혁 열망을 저버린 결과에 대하여 어느 것도 반성하지 않고 있는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사립학교법 재개정 논의 야합을 당장 거둬치워라. 단 한글자라도 개정할 것이 없는 사립학교법에 손을 대는 순간, 감당하기 어려운 분노와 저항에 부딪칠 것임을 엄중 경고한다. 민의를 외면한 기득권 세력들의 최후가 어찌되었는가는 이 땅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정치권은 대오각성하고 국민들의 뜻이 무엇인지 직시하길 바라며,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은 지금 이 순간도 정치권의 음모를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06. 6. 14

전국교직원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