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한방병원 류봉하원장

▲경희 의료원 전경

2008년 한국능률협회컨설팅조사 ‘2008년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 한방병원부문 1위’에 선정된 경희대학교 부속 한방병원은 1971년 국내 최초로 개원했다. 한의학을 선도하는 병원으로 총 41명의 전문 교수진과 65명의 전문수련의, 25명의 일반수련의가 연인원 38만 명의 입원 및 외래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총 240여 개의 병상을 갖춘 국내 최고의 한방병원으로 최첨단 의료기기와 함께 한약물연구소를 개설하여 한의학의 과학화와 표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의학을 선도하는 병원으로서 그 어떤 병원보다도 한방을 과학화하고 선진화를 위해 힘쓰는 경희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2003년 제12대 병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제15대 병원장으로 다시 한 번 활동하는 류봉하 병원장을 만나 한의학의 우수성과 경희대학교 부속한방병원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한 진료과목의 세분화

▲진료중인 류봉하 원장

먼저 경희대 부속 한방병원은 전문성을 돋보이게 하기위해 진료과목을 세분화시켰다. 한의학은 인체를 하나로 두고 통합적인 개념으로 진료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연 세분화를 시켜 진료하는 것이 원칙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기도 한다. 이에 류원장은 한방도 전문화 시대가 되어 전문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세분화시켰지만, 기본적인 것은 인체는 하나라는 전제하에 처방하고 있다며 환자도 전문화된 의사들에게 진료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축적된 노하우로 이끌어낸 신약개발

▲경희 한방병원 의료진들

세분화가 된 만큼 신약개발에 힘쓰고 있다. 신약개발은 류원장의 관심분야이기 때문에 많은 노하우가 있지만, 개인적인 노하우를 포함한 전체 교수들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끌어내어 새로운 신약을 개발한다고 한다.

류원장은 “우수하고 전문화된 진료진과 연구 이외의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다른 병원에서 하지 못하는 신약개발일 것입니다. 엑기스 제제[製劑]화 된 것을 300종류 정도 가지고 있습니다.” 라며 남다른 우수성을 강조했다. 많은 양의 신약에도 성에 차지 않아 3년 전 한약물연구소를 개설하여 한의학의 과학화와 표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약물연구소의 최종 목표는 제형[劑形]이다. 즉, 탕제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먹기 편하고, 간편한 휴대와 보관이 편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더불어 저렴한 가격으로 효과 빠른 약들을 개발하는 것이다. 실제로 청인트로키를 개발하였는데 청인트로키는 만성감염성 목감기, 해소, 천식, 금연보조 등에 치료제로 개발된 제제이며 만성적인 잦은 기침이 있는 환자들도 주된 치료대상이다. 복용에 편리한 트로키(캔디형)로 개발되었지만, 맛과 편리성도 고려된 형태로 젊은층과 외국인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불과 두 달 전인 2008년 11월에는 비만 치료제를 개발했다. 단순히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인체에서 체지방 성분을 빼는 효과가 강해 하루에 2,500포씩 처방된다고 한다. 류원장은 아직 홍보도 제대로 안 된 상태인데 많은 분이 찾아주어 고맙다며 앞으로 더 좋은 신약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도 내국인처럼 편안한 진료

“저희는 의료법개정안이 나오기 전부터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이제 와 급하게 외국인을 위치하기 위한 특별 방안은 없습니다. 많은 외국인이 찾아오고 진료에 만족해하지만 외국인을 위한 전용 병실을 만들고 통역과 그들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준비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집중 치료를 할 것입니다”
외국인 환자에게도 낯설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류원장의 참된 마음가짐에서 경희대 한방병원의 세세한 노력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세계 일급 의학 잡지를 출판하여 학문적인 홍보와 함께 외국에 경희대 한방병원을 설립해 한의학의 우수성을 지금보다 더 널리 알려 세계적인 의학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류원장은 가끔 한방을 표방한 건강보조제를 믿고 약을 복용하며,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에 한방을 믿지 않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한, “한방은 서양의학과도 비교할 수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치료법으로 분석적인 방법에 의한 현대적인 의료이며,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관점에 입각한 동양의학이 기본적으로 체내에 있는 자생력을 회복하고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바로 우리의 한의학이다”라며 건강보조제로 치료 하려는 환자들에 대한 우려의 말을 전했다. 예전에는 외국에서 한의학과 그 치료법에 대해 건강보조식품의 하나로 여겼는데 이는 한의학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현재는 외국에도 수십 개의 한의과대학이 생기고 있어 한의학의 세계화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의학의 우수성
현존하는 우리나라의 의학은 크게 한의학과 서양의학으로 이원화되어 있다. 이 두 의학은 성립과 발달 과정에서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서양의학은 질병의 원인을 주로 외부적 인자 즉, 세균이나 바이러스라고 보아 치료방법도 이를 제거하는 데 주력해 왔다.

그러나 한의학은 류원장의 말처럼 어느 질병의 발생을 단순히 몸 일부분에 국한된 것으로 보지 않고, 몸 전체의 생리적인 부조화, 즉, 인체 내의 음(陰)과 양(陽)의 불균형으로 보고 있다. 그러므로 한의학은 사람의 질병을 인식하는 질병 관이 서양의학과는 상당히 다르며, 건강의 정의에서와 같이 사람마다 적응 방식도 여러 가지로 나타나므로 그에 맞는 치료법도 차이가 있다.

한의학을 단순히 중국의학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아마도 중국으로부터 전해내려온 의학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전래된 이후 고유한 임상경험과 병존하면서 한국의학의 이론적 근간을 형성해왔다. 임진왜란 직후에는 허준에 의해 ‘동의보감’이 간행되어 당시의 의학을 통합하였다. 우리나라의 의학은 이론면에서는 중국의학의 이론을 근간으로 하되 임상면에서는 향약을 위주로 하는 고유의학에 치중했었는데 이런 이원적인 구조가 ‘동의보감’에 이르러 일원화된 것이다. ‘동의보감’ 이후의 의학은 명실상부한 우리의 의학, 한의학(韓醫學)이라고 할 수 있다.

양약의 부작용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한약, 이것이 바로 한의학이 국민에게 사랑받고, 서양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일 것이다. 앞으로 류봉하 병원장의 소망처럼 외국에 경희대 한방병원 1호를 설립해 한의학의 우수성을 보다 더 널리 알려 세계적인 의학으로 만들어 줄 날을 기대한다.

코리아라이프 이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