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제2순환도로 인근 아파트소음을 둘러싼 주민과 건설사간 분쟁이 2년만에 주민 승소로 일단락됐다.
광주지법 제5민사부(부장판사 유승관)는 광주 남구 진월동 D아파트 입주자 박모씨(41) 등 주민 697명이 건설사를 상대로 제기한 합의금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 1인당 6만180원-28만5800원씩, 총 1억4677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박씨 등은 아파트 붐이 일던 2005-2006년 사이 112㎡(34평형) 256세대 규모로 건립된 이 아파트를 개별 분양받아 입주했으나 수십m 인근에 제2순환도로가 왕복 8차선으로 뚫리면서 소음에 무방비 노출됐다.
통행량이 늘면서 방음벽도 무용지물이 됐고, 소음측정 결과 1~3층은 소음허용 기준치인 65dB(데시벨) 미만, 4층부터는 66dB, 9층은 70dB 등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민들은 환경부 산하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했고 조정위는 2007년 7월 '대로변과 나란히 지어져 소음피해가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만큼 건설사는 주민들에게 1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해당 건설사는 그러나 분쟁조정위의 재정(裁定)을 거부한 채 광주지법에 채무부존재확인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가 결국 패소했음에도 '여윳돈이 없다'며 지급을 미뤄왔다.
법원의 화해권고 결정에도 불구, 위자료 지급을 미루자 주민들은 급기야 지난해 10월 합의금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5일 우여곡절 끝에 승소했다.
재판부는 "환경분쟁조정법상 피해자들이 재정 문서 정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쌍방 또는 일방으로부터 재정대상인 환경피해 소송이 제기되지 않거나 소송이 철회된 때에는 당사자간 재정 내용, 즉 위자료 지급명령과 동일한 합의가 성립된 것으로 본다"며 "피고는 소송촉진특례법이 정한 지연손해금까지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도시 고속도로 등이 개설될 가능성이 높은 대로변에 미리 아파트를 지으면서도 소음방지 대책은 소홀히하는 일부 건설사들의 그릇된 관행을 바로잡는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주민은 "소음 증가가 불보 듯 뻔함에도 허가권자인 구청과 시청이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환경영향평가를 허술하게 해 결국 주민들만 피해를 입은 꼴"이라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이같은 행정이 바로 잡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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