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공황 이래 최대의 세계적 경제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2009년은 경제 이외에도 정치 사회적으로 크고도 험한 파고를 넘어야만 할 판이다. 정치 경제적으로 새로운 판도를 형성할 기회이기도 하지만 자칫 잘못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사정임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정치적 불안과 정정의 불가예측성이 전 사회적, 국가적 위기로 내몰 수 있는 것이어서 정치를 바라다 보는 시각은 우려와 희망이 엇갈릴 수 밖에 없다. 여의도 정치가 우리 국가 사회적으로 불신과 불안감을 잔뜩 드리운 마당에 올 한해 우리 정치를 면밀히 살피고 예측가능한 방향에서 조율해가는 것은 더없이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 코리아뉴스에서는 올 한해 우리의 정치 전반에 대해 전망해보고 희망적인 요소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2009년 우리사회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위기’이고, 두 마디로 정의하자면 ‘위기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위기없이 기회없고, 기회는 위기를 극복했을 때 찾아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회는 도전 없이는 불가능한 것도 사실이다.

올 예산안과 한미 FTA비준안, 그리고 미디어관련법안 개정안 등을 둘러싼 여야간 힘겨운 줄다리기는 역대 우리 정치사에서 보기 어려운 의회폭력사태를 가져왔고, 그 후유증은 여전히 상존한 실정이다. 불과 1년여전 보수정권의 재탄생을 바라다보는 국민의 시선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여 ‘경제살리기’에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절대 과반수에 가까운 지지를 보내며 새로운 정권의 탄생을 지켜봤다. 하지만 10년만에 새로이 집권한 보수세력의 난맥상은 미국산 쇠고기수입으로 비롯된 촛불시위로 망신살을 샀고, 이어진 시행착오 등으로 국가 사회적인 혼란은 하루도 가실 날이 없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우리 사회를 덮치기 전만 하더라도 ‘이명박식 경제정책’이 어느 정도 약효를 발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미국 경제위기가 온 세계를 덮칠 즈음에는 어느 나라도 예외없이 나락 아니면 대 공황의 위기를 면키 어렵게 되면서 정치권까지 심대한 타격을 면치못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의 우려와같이 우리 정치만이 유일하게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외면하기라도 하듯 폭력과 불법이 난무하며 정치적 불가예측성 속으로 빠져드는 듯 했던 것도 엊그제까지 목도한 바다. 다행히 일단락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정정이 불안한 우리 정치권이 경제위기속에 우리 사회를 발목잡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팽배한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기득권세력이었던 민주당쪽의 저항과, 새로운 보수 집권세력간의 끝없는 갈등이 계속되는 속에 얼마나 빨리 우리의 정치권이 민주성을 회복하여 경제 사회적으로 긍정적 방향으로 작용하고 중심추 역할을 해가느냐가 올 정치권의 최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올 정치권의 관심은 표면적으로는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 곧 서민경제를 위한다고 하면서 그 근저에는 온통 2010년 6월의 지방선거를 의식하고 있는데서 오는 대결과 갈등을 여하히 녹여내느냐에 달려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이미 상대에 대한 증오와 폭력성이 도를 넘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올 정치농사 여하에 따라 내년 지망선거의 성과가 좌우되고, 이는 곧 다음에 다가올 대선과 총선까지의 주도권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국가경제위기 극복이 최대의 과제이면서도 자칫 정쟁의 희생양이 서민경제가 될 소지가 농후하다는 분석이 이 때문이기도 하다. 경제침체가 악화될수록 정부책임론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론이 확산될 것은 자명하다. 여야 이 점을 우려하고 기대하는 바다. 여야간 상화 이해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새로운 집권세력인 이명박 정부로서는 집권 첫해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여하히 정국주도권을 회복하여 서민편으로 파고드느냐가 정권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차기를 보장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는 것을 간과할 수 없다. 여전히 30% 안팎의 지지율로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기도하는 경제살리기와 4대강 살리기, 서민정책 등이 약발을 받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님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처지다.

일단은 여야가 모두 연말과 연초 쟁점법안을 놓고, 일대 ‘법안전쟁’을 통해 서로가 깊은 상처를 입은 마당에 다시금 ‘재판(再版)’을 벌이기는 국민적 여론이 용납할 분위기가 아닌 상태여서 여야 지도부의 고민은 깊어질 수 있다. 더욱이 현재의 정국이 폭력국회에 대한 비난을 감추기 위한 ‘미봉’에 불과할 정도여서 언제든 재연의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올 한해 내내 하루빨리 여의도 국회의 정치기제가 작동해야 한다는 당위와 주도권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이중적 고민이 상존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극심한 정치불신 속에서도 4월 재보궐 선거는 각 정치세력에 각별한 의미 이상의 무엇을 던져줄 것임이 분명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형성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를 녹여내면서 정치적 주도권을 잡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여야 각 지도부의 정치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결론으로, 역대 정권에서도 그러했듯 2년차 정권의 힘이 극도로 발현될 수 있을 지는 집권여당과 청와대, 그리고 야당간 정치공학적 해법에 좌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다고 하겠다.

지난해말부터 몰아닥친 정치권의 폭력성과 난잡성이 서민들을 더욱 우울하게 한 것도 사실이지만 설한풍속에 피는 꽃이 더 없는 희망을 선사한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