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스프링클러의 문제인가, 누군가의 고의인가. |
| 뭔가 찜찜한 세종문화회관 -천정에서 물벼락 맞고 공연중단 된 사건- |
|
|
|
|
8일 오후 12시 40분경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공연장에서 화재방지시스템인 스프링클러가 터져, 천정에서 물이 쏟아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날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평일 오후 4시 공연예정이었던 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에서 진행하는 어린이뮤지컬 “신나는 손오공”의 공연이 취소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의 규모는 63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극장 규모이나, 이날 예약된 인원은 초등학생 단체관람객 50명을 포함 모두 144명으로 알려졌다. 세종문화회관 홍보팀 관계자에 의하면 예약된 고객들에게 전화하여 일부는 연장을, 일부는 환불해주었으며, 공연시간 때 온 고객들에는 대학로어린이공연 등 타 티켓으로 전환해주었다고 밝혔다.
이날, 세종문화회관측이 종로경찰서에 신고한 시간은 오후 5시였다. 천정에서 물이 터진 뒤 4시간여 지나서야 신고를 한 까닭에 대해 세종문화회관 측은 공연장 내부의 다른 장치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시설전반에 대한 응급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스프링클러의 기계적 오류인지, 아니면 사람이 스위치를 건드려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진 건지, 종로경찰서는 정확한 원인파악을 위해 2시간여 동안 정밀검사를 하였고, 현재는 국립과학수사팀의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만약 기계적 문제라면, 세종문화회관측은 전체공연장을 관리한 업체인 대림산업 측에 배상을 요구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고의적이든 우연이든 사람이 스위치를 눌러 스프링클러가 작동되었다면, 누구의 소행인지를 파악하여 책임을 물을 것이라 밝혔다.
지난 2007년 12월 12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 하우스에서 ‘라 보엠 공연’ 도중 화재가 발생해 2천여 명이 대피하는 등 가슴을 쓸어내린 소동이 있은 바 있다. 그때 다행히 화재는 진압되어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런데 당시 언론에 보도된 병원 이송자는 20여명이었으나 그것은 축소된 보도일 뿐 당시 피해자들의 입을 빌리면 오페라공연의 출연자들과 스텝들 위주로 백여 명이 훨씬 넘는 인원들이 병원에 이송되었다고 전해진다.
이번 세종문화회관의 스프링클러 작동사건 역시 천만다행으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런데 만약 공연도중 스프링클러가 작동되어 사방으로 물이 쏟아졌다면 어떠했을까. 또 조명 및 음향 관련 시설들에 물이 흘러들어갔다면 화재의 위험에도 노출될 것이 분명하다. 무대에 있는 배우들과 스텝들이야말로 직접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해진 꼴이 되는 것 아닌가. 특히나 M씨어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신나는 손오공”을 관람하는 대부분의 관객들은 위험한 상황의 대처능력이 부족한 어린아이들이다.
현재 세종문화회관측은 천정에 물이 떨어졌음에도 불구, 시설점검을 한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M씨어터에서 8일 하루 중단되었던 “손오공”을 계속적으로 공연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이 같은 일이 철저하게 언론에 보도된 적도 없다. 그런데 이 문제가 대피소동이나 인명피해가 없다는 이유로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일까. 더욱이 경찰조사결과가 아직 진행 중에 있어 정확한 원인규명도 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공연은 계속 진행되고 있지 않은가. 단순한 해프닝으로 처리하기에는 650명 규모의 공연장에 앉을 관객들의 안전이 너무나 위험하다.
또한 공연을 전격 중단하는 것을 각오하고라도 총체적인 시설점검에 대해 완벽하게 처리하지 않는 세종문화회관 측은 그야말로 잘못이 탄로 날까, 아무 일 없는 듯 서둘러 공연부터 재계하는 비겁한 행동을 보이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차라리 조그만 실수라도 과감히 인정해서 이후 시설관리부분에 더욱 더 내실을 기한다면 예전의 숭례문 화재사건이나, 예술의 전당 화재 사건 같은 큰 사건으로 번져가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세종문화회관은 무서운 재앙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을 숨기듯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
|
|
|
|
|
|
|
|
|
|
|
nabiworld@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