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연초 랠리에 속지마라.

   년 초,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우리 주식시장에 외국인의 시장진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자연히 기대 이상으로 주식시장이 가열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하기야 언제나 그랬듯이 저들에게 시장이 너무 개방되어 있다 보니 저들에 의해 주가가 좌우지되는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아무튼 아직 우리경제가 안정적 단계에 진입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시장 참여가 눈에 띠게 두드러지는 것은 아무래도 불안한 내일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현재 상태에서 종합주가지수인 코스피 지수가 1300포인트 대를 넘는 다는 것은 사실 상 상상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1.4분기 첫 달에 이 선을 넘어선다면, 이것은 분명 이상과열이다.

  시장상황과 무관하다고 말하면 지나친 점이 있지만, 하여튼 우리는 많은 개인투자가들이 왜 주식사장에서 성공하지 못하는가를 한번쯤 이 시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이 갖는 특성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경우 일단 누구나 한 번 참가하면, 큰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한 빠져나올 수가 없다.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면, 마치 다단계판매 조직에 일단 참여하면, 참여한 이 대부분이 그곳으로부터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과 같다. 다단계 판매의 가장 큰 특징은 발생한 수익 대부분을 재투자해야만 더 높은 단계에 오을 수 있다. 한 단계 더 오르면 그만큼 더 큰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에 다들 그것이 함정인줄도 모른 체, 오로지 높이 오르는 것에만 몰두하기 마련이다. 수익 분을 재투자하는 것과 함께 새로운 자금이 있으면, 그 자금까지 반드시 투자하도록 사람을 유혹하는 것이 다단계 판매조직의 가장 큰 특징이다. 따라서 이 판매조직의 일원이 되면 그 조직이 망하기 전까지는 다들 그 어떤 이유로도 그곳에서 발을 빼지 못한다. 주식시장 역시 이와 같다. 수익을 내면, 낸 수익까지 다시 재투자하도록 유인하는 것이 주식시장인 셈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경기에 매우 민감하며, 경기는 반드시 호황과 불황을 거듭한다.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이들 대부분이 호황기에는 일정부분 수익을 낸다. 이 때 손을 털고 시장을 벗어나면 좋으련만 수익이 나기 때문에 더 큰 수익을 위해 기 발생한 수익까지 재투자에 나서는 것이 개인이다. 그러나 호경기는 반드시 끝이 있기 마련이다. 모든 이가 다 호경기가 끝나가고 있음을 예고하더라도 개인은 더 싼 주식이 등장하자 엊그제의 기억에 매달린 채, 새로운 투자를 감행한다. 다시 오르리라는 기대는 우리를 항시 긍정으로 이끈다. 이 긍정은 주식시장이 완전히 붕괴될 때까지 계속된다. 그러나 일단 붕괴된 주식시장은 아주 장시간이 소요되어야만 다시 회복될 수 있다. 바로 이 기간이 문제다. 이 기간이 짧으면 누구나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시장참가자의 계좌를 깡통으로 모든 만든 후에야 끝이 난다. 사실 그 사이 이자율이 크게 오르거나 내리지만 어느 때에도 개인은 그 때 발생하는 이자를 감당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때, 개인에게는 모든 금융거래창구가 막혀버리기 때문이다.

  아무튼 개인에게 주식투자는 너무 위험하다. 주가 시세 판 앞에 서 있는 것도, 책상에 앉아 컴퓨터 화면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몸을 혹사시키는 것도 사실은 문제다. 이와 함께 시황판이 당신에게 제공하는 등락에 따른 스트레스 또한 아무나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주식시장에 참가하는 것은 자유이고, 더군다나 자본주의 꽃인 금융시장,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식에 증권계정 하나쯤 가지지 않고 있다는 것, 이것이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이게 마음만은 편해지는 길이다.

 세계 경제학계에서 내어노라 했던 저명한 경제학 교수 혹은 학자들 중에서 주식시장에 참가해 큰 수익을 낸 이는 오로지 케인즈(J.M. Keynes) 단 한명 뿐이다. 이 사실에 기초할 때, 주식시장은 이미 분석의 대상이 아니라 얼마나 흐름을 잘 타느냐가 성패의 관건인 셈이다.

  이제, 그 누구도 소위 증시시황분석 전문가라 일컫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말을 믿지 마라. 그들이 노리는 것은 빠져나올 수 없는 증시의 구렁텅이에 당신의 발을 빠뜨리는 데에 있다. 그들은 오로지 앞서 말한 일을 위해 자신의 온 정열을 쏟는다. 그리고 그들이 추가로 노리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당신이 손해가 나든 이익이 나든 그것에 대한 관심보다는 단지 거래 수수료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것은 아니지만 증권사 애널리스트 중에는 의외로 여성이 많다. 많은 증권사가 당신을 증시라는 구렁텅이로 몰아넣기 위해  미인계를 작동시키고 있는 셈이다.

  아무튼 연초 주가의 오름세는 결코 대세 상승이 아니다. 아직도 우리경제는 세계경제와 함께 불확실성 속에 있다. 개인 투자가는 이 점을 잊지 마라. 지금 당신이 주식시장에 참가하려면 초단타 매매에 나서야 하며, 며칟날 들어가서 이익이 나든 손해가나든 며칟날 나온다는 확실한 신념에 기초해 시장에 참가해야 한다. 어쩌면 날 단위가 아니라 시간단위로 운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도 있다. 당신이 중장기적으로 이익이 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시장에 참여하려면 지금 당장 차라리 시장을 잊는 것이 좋다. 그것이 당신의 자산을 지키는 일이다. 

2009.1.8 일평경제연구소 소장 정득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