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1차로 24개 업체에 343억…돈가뭄 해갈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에 가입해 손실을 입은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유동성 지원이 본격적으로 개시됐다.
금융위원회는 ‘중기지원 Fast Track 프로그램’ 등에 따라 은행권에서 1차 유동성 우선지원 대상으로 29개 키코 등 거래기업을 선정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기업별 평가와 보증기관 심사 등을 거쳐 9개 은행이 24개사에 대해 총 343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완료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 24개사의 통화옵션상품 손실 규모는 확정손실 35억원, 평가손실 592억원으로 총 627억원이다. 일부 기업은 계약을 일괄청산했지만 대부분의 업체는 현재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판단해 현 계약을 유지하면서 향후 결제자금 부족에 대비해 유동성 지원을 받는 쪽을 선택했다.
신한(95억원), SC제일(60억원), 기업(39억원), 씨티(34억원), 농협(32억원), 외환(30억원), 국민(20억원), 하나(20억원), 우리(13억원) 등 9개 은행에서 손실규모의 54.7%인 343억원의 여신을 제공했고, 이에 대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이 각각 71억원, 49억원 보증지원을 실시했다.
은행들은 지난 10월13일 ‘금융권 공동운영지침’이 시행되자마자, 긴급지원인력을 투입해 대상업체 선별과 업체-은행간 협의를 통해 1주일만에 신속한 지원방안을 마련했으며, 이후 보증기관은 처리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특별보증제도 등을 활용해 3~4일 만에 보증지원 방안을 확정했다.
지원사례에 따르면, 키코로 17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은 코스닥상장기업 A업체는 키코 계약을 유지하되, 향후 결제대금 용도로 은행으로부터 20억원의 한도 여신을 지원받았으며, 외감기업 B사는 은행과의 키코계약을 청산해 손실액을 확정한 후 대출로 전환하고 또다른 은행과 맺은 통화옵션계약은 유지하면서 향후 결제대금 용도로 21억원을 지원받았다.
또 C사는 환율급등로 15억원의 통화옵션손실이 발생하고 추가로 73억원의 손실이 예상돼 은행에 유동정 긴급지원을 요청해 우선 10억원의 한도여신을 제공받고 향후 필요시 추가자금을 지원하기로 약속받았다. D업체는 지난해 11월 300만 달러 한도의 키코 가입으로 2억4700만원 손실이 발생하는 등 운전자금 회전에도 어려움을 겪게 돼 중기청 원부자재 구입자금으로 5억원을 신용대출해 자금애로를 완화했다.
한편, 중소기업청은 회생특례자금 300억원을 조성해 이달 9일부터 지원을 시작했으며 28일 현재 81개 업체 486억원의 신청을 접수해 18개 업체에 총 56억원 지원을 결정했다. 이 중 키코손실 기업은 13개사로 지원규모는 45억원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은행권은 1차 우선지원 대상기업 29개사 중 심사가 진행중인 5개사에 대해서도 이번 주중 지원을 완료하고, 중기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한 363개사(27일 기준)에 대해서도 조속한 절차진행을 거쳐 유동성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중기청도 중소기업의 자금사정 악화를 감안해 연내 1000억원 규모의 추가 자금확보를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다.
한편,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키코 등 통화옵션거래 결제자금의 외화대출을 허용함에 따라 향후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키코 손실기업의 지원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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