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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회장, <축구와 국제평화>주제의 국제학술회의 참석, 기조연설 |
| <축구와 국제평화>라는 타이틀 아래 ‘2002 한․일월드컵 재평가 및 2006 독일월드컵 전망’이란 부제로 진행된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축구의 국제정치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그 중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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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회장, <축구와 국제평화>주제의
국제학술회의 참석, 기조연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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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와 국제정치> 학술회의에서 기조 연설을하는
정회장 |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19일 서울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 참석, 기조연설을 했다.
<축구와 국제평화>라는 타이틀 아래 ‘2002 한․일월드컵 재평가 및
2006 독일월드컵 전망’이란 부제로 진행된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축구의 국제정치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그 중요성을 부각시킨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이날 학술회의는 축구가 동북아 평화,
나아가 세계평화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2002년 월드컵의 경험을 다각도에서 조명했다. 또 2006년 6월에 개최되는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 주최의 의미를 재평가함과 동시에 2006년 독일월드컵의 국제정치적 의의를 전망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오신 발표자와 토론자 여러분.
내빈 여러분.
여러분들의 건강한 모습을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전통적으로 학계에서는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에 대해서 관심이 적었는데, 한국정치학회의 김용호 회장님께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여러 학자들께서 좋은 내용을 발표해주시는 데 대해 전 세계의 축구인들을 대신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02년 월드컵의 응원 함성이 아직도 귀에 쟁쟁한데 이제 50여 일 후면 독일에서 다시 월드컵 대회가
열립니다.
유럽의 한 축구 감독은 저를 보면서 “축구라는 것은 죽고 사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라고 말했습니다
; Football is not a matter of life and death. It is something more
important than that. 이것은 축구의 본질을 잘 설명했다고 하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목숨 걸고’
축구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고, 고상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니까 시작부터 마치는 시간까지 웃음과 즐거움이 넘치기를 기대합니다.
오늘 저의 주제는 ‘축구와 국제 협력’입니다.
구 소련과 유고슬라비아 그리고 체코슬로바키아와 같은 다민족
국가의 해체는 새로운 국가들의 탄생을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과정에 수많은 국가가 탄생했을 때 이들 나라는 UN가입과
더불어 FIFA에 가입하는 것을 자연스럽고 필수적인 것으로 여기는 듯 했습니다.
국가의 필수 구성 요건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국토와 인구 그리고 정부인데, 이것 외에 4번째 요소를 든다면 ‘축구 국가대표팀’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축구 국가 대표팀은 단지 새로운 국가 탄생의 부산물이 아니라, 때에 따라서는 민족국가의 탄생과 보존에
기여를 했습니다.
축구는 민족주의(nationalism)를 먹고 사는 독특한 운동으로서, 많은 신생독립국들에게 애국심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습니다.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였을 때 축구는 한국인의 애국심과 문화적 정체성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했으며,
아프리카에서도 축구는 비슷한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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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술회의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정회장 |
축구와 국제정치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세계가 점점 작아져 지구촌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시대입니다.
지구촌이라고 불리는 국제사회에는 세 가지 분야가 있습니다.
첫째가 국방-안보 분야이고,
둘째가 경제-무역 분야,
그리고 셋째가 문화교류인데,
국가간 문화교류의
중심을 이루는 것이 국제 스포츠로서, 이제 국제 스포츠는 지구촌에서 안보와 경제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1980년의 모스크바 올림픽과 1984년의 LA 올림픽의 ‘반쪽’ 올림픽은 동서 냉전의 시대에 스포츠가
정치로부터 겪은 부담을 잘 보여준 사례입니다.
여기서 잠시 제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아버님은 1981년에
88서울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으셔서 올림픽 유치활동을 하였습니다. 저도 1981년에 아버님과 함께 유럽을
여행했습니다.
당시 아버님과 제가 유럽의 IOC 위원들을 만나려고 했으나 냉담한 분위기 속에서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 당시 대한민국은 18년간 집권했던 박정희 대통령께서 1979년에 급서(急逝)하고, 정치-사회 분야의 혼란이
극심해지면서 국제 사회, 특히 유럽에서는 우리 나라의 이미지가 많이 나빠진 상태였습니다.
1981년에 아버님과 저는
런던에서 영국의 IOC 위원 2～3명과 오찬을 하게 되었습니다.
영국의 IOC 위원들은 대뜸 저희 아버님에게 "당신은 체육계에
종사한 지 얼마나 됩니까?"하고 물었습니다.
아버님께서 "이번 일이 처음이다"라고 대답하자 그들은 갖잖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분위기가 냉담해지자 아버님은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꾸기 위해 “스포츠와 정 치는 분리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하고 화제를
돌리셨습니다.
그러자 영국의 IOC 위원들은 더 냉담한 표정이 되면서, 80년 모스코바 올림픽을 예로 들면서, 소련의 아프간
침공사태 때문에 미국 레이건 대통령의 부탁을 받은 영국 대처 수상이 올림픽 참가 비용을 도와주지 않았기 때문에, 영국 올림픽위원회는
길거리에서 모금을 하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자세하게 말했습니다.
영국 IOC 위원들은 “스포츠를 정치로부터 독립시키기
위해 우리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당신은 알지도 못할텐데, 말만 쉽게 하는 것 아니냐”며 상당히 기분이 더 나쁜 표정이었습니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른 후에 아버님께서는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아시아에는 많은 나라들이 있다. 일본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셨고, 저는 “Japan is not the only country in Asia.”라고 통역했습니다.
아버님은 “올림픽 정신으로 되돌아가, 한국과 같은 개발도상국에도 기회를 주어야지, 어떻게 일본에게 1964년 동경 올림픽에
이어 또다시 올림픽 개최권을 주는 것은 공평하지 않으며, 올림픽 정신에도 위배되는 것이 아니냐"고 역설했습니다.
그제서야 그들은 표정을 누그러뜨리며, "독일의 바덴바덴에 가면 어느 호텔에 묵느냐?"고 물어보고는 "거기서 다른 IOC
위원들을 소개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때부터 88 올림픽 유치활동에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고, 한국이 88 서울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국가 이미지가 좋았던 것도 아니고 역량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스포츠를 정치로부터 지키려는 IOC위원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국가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한 중요한 스포츠 행사는 두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1988년의 올림픽과 2002년의 월드컵입니다. 이때마다 우리의 이웃 나라이며 한때 한국을 식민지로 지배하여 한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준 일본과 경쟁했다는 사실은 우리를 착잡하게 합니다.
정치와 스포츠의 관계를 보여주는 사례를 더 들어보겠습니다.
10여 년 전인 199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는 1998 프랑스 월드컵의 예선 조추첨 행사에 참석하려는 나이지리아
체육부 장관을 포함한 대표단에게 프랑스 정부가 입국 비자를 거부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그 당시 나이지리아 정부가 민주화를
요구하는 인사 9명을 정당한 재판절차를 거치지 않고 처형했다고 해서, 유럽연합(EU)이 제재조치를 결의하고, 이에 따라 프랑스 당국이
나이지리아 대표단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절한 것입니다. 이런 사실은 오늘 이 자리에 나오신 롭 휴즈 대기자나 피터 벨라판 AFC
사무총장도 잘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당시 FIFA의 아벨랑제 회장은 정치와 스포츠를 혼동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집행위원회 회의 말미에, 다음 날 오후 5시까지 프랑스 정부가 비자 발급을 하지 않을 때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거행될 예정이던
조추첨 행사를 취소하겠다는 최후 통첩(ultimatum)을 프랑스 정부에 보냈습니다. 저는 속으로 FIFA가 세다고 해도 최후통첩을
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최후 통첩 시간에 임박하여 비자를 발급해주었는데, 이것은 현실
정치세계에서의 FIFA의 위상을 보여주는 단적이 사건이었습니다.
축구의 세계화
경제는 국경이
없다고 하지만 오늘날 스포츠야말로 세계화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UN이 191개의 회원국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FIFA의
회원국이 207개국이 된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오늘날 세계의 젊은이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은 미국 대통령이나
영국의 총리보다는, 지네딘 지단, 데이비드 베컴, 웨인 루니, 박지성, 타이거 우즈, 미쉘 위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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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월드컵 3-4위전 터키와의 경기가 끝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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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월드컵의 성과
오늘의 주제인,
2002 월드컵이 우리 한국인에게 어떤 의미를 주었는지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는 국가 위상의
제고입니다.
2002월드컵 당시 연인원 2,000만 명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모습에 우리
스스로도 놀랐습니다. 김경원 대사는 영어로 “Republic of Korea가 아니라 Great Republic of Korea라고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프랑스의 평론가 기 소르망은 2002월드컵이 열리기 전에는 “한국은 이미지가 없는 나라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있다면 값싼 물건을 팔아먹고 사는 나라라는 것 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월드컵 후에는
“2002월드컵은 한국이 제 영혼을 잃지 않으면서 선진세계로의 진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잠재성을 확인해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긍정적인
말을 했습니다.
두번 째로는, 저희는 2002 월드컵을 계기로 일본과의 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했으나, 최근의 독도
문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대표팀과 이탈리아간의 경기는 일본에서 50%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일본에는 6개의 지상파 채널이 있는데 이 중 1개의 채널에서만 방영했는데도 그 시청률이 50%가 넘게
기록했다는 것은 기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일본 내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2002 월드컵 전에는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본인은 10%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으나 월드컵을 계기로 일본인의 대부분이 한국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하는데,
한국에 대한 일본의 ‘의도적인 무관심’이 자연스러운 관심과 호기심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합니다.
축구를 통해 기대하는
것
이제 결론적으로 우리의 복잡한 현실세계에서 축구를 통해서 우리가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축구의 본고장 유럽에서 축구 경기장에 가보면 경기 1시간 전에 정치인, 경제인, 문화계 인사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경기장에 나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담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각계각층의 주요 인사 대부분이 한 군데
모여 부담없이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 자체가 좋은 일로 보여지며, 저는 이런 유럽의 축구문화가 부럽습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
한국 사회가 유럽과 같이 되도록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우리 대표팀의 경기가 열리면 초청장을 보내는데, 출석률이 좀
나쁩니다. 어떤 분은 전반전 끝나고 오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2002월드컵을 통해 우리 한국인들은 우리 자신도 몰랐던
에너지를 발견했듯이, 지구촌의 시민들은 축구를 통해 ‘우리 모두는 축구를 사랑하는 지구촌의 동지’라는 따뜻한 인류애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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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날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제1부 축구와 정치
0 랍 휴스(잉글랜드 축구
칼럼니스트)=축구는 인간에게 알려진 모든 경계를 넘나든다. 40년간 축구를 취재하며 축구야말로 가장 위대한 세계 공통어라는 것을
실감했다. 축구는 선도, 악도 될 수 있다. 영향력이 큰 만큼 오용 가능성도 크다. 독일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는 축구를 유대인을
학살하는 데 이용했다. 하지만 전쟁으로 폐허가 된 1993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는 10개 아시아 국가가 참가하는 1994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이 열려 전쟁의 공포 속에서 희망을 찾기도 했다.
축구는 우리에게 무한한 기회를 제공한다. 하지만 확고한
정치적인 의지가 없다면 결코 인간의 본성을 바꿀 수 없고, 심지어 인간이 축구를 이용하려는 것을 막을 수도 없다. 결국 축구는 축구일
뿐이다.
0 김석수(정치학 박사)=축구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고 싶다. 미시적인 입장에선 비판할 것도
많지만 거시적인 입장에서 축구는 희망의 매개체다. 축구는 단순한 운동경기가 아니라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방식이다. 축구는 사회의 여러
계급이 자신의 정체성과 정치성을 드러낼 수 있다. 여가를 보내고 다른 사회, 국가, 인종, 문화, 민족을 접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도구이기도 하다.
축구가 전 세계 소외된 지역이나 국가, 민족에게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마법의
지팡이는 될 수 없지만 일시적인 고통과 괴로움을 잊을 수 있고 때로는 단합과 화해, 평화와 자유, 이해와 협력을 통한 미래의 희망을
담보할 수 있는 희망의 매개체로서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2부 축구와 동아시아
평화
0 김우상(연세대 교수)=강대국 사이에 있는 한국은 하드 파워가 아니라 스포츠와 문화 등 소프트 파워를 통해
동북아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일본인들이 한국을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공동 개최가 아시아 평화에 미친
역할을 깨달았다.
한국의 동북아 지역에서 평화 번영을 위한 외교의 핵심은 ‘중추적 동반자 외교’이며 이를 위해 주목해야
할 분야가 스포츠 외교다. 남북 간 평화통일뿐 아니라 한중일 동북아공동체 외교를 위해서도 스포츠 교류는 중요하다. 한중일 축구리그를
만드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0 고하리 스스무(일본 시즈오카대 교수)=2002 한일 월드컵을 통해
한일 간의 상호 이해 정도는 무척 높아졌다. 공동 개최 결정 이후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친근감은 1995년 38%에서 대회 직후
77%까지 올랐다.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친근감도 26%에서 42%까지 높아졌다.
한일 관계가 정치 외교적으로는 악화되고
있지만 인적 문화적으로는 현재 사상 최고의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일본에 대한 ‘조용한 외교’를 포기하더라도 문화
스포츠 교류를 멈춰서는 안 된다. 한일 양국이 공동 운영하는 TV 채널을 만드는 것을 제안한다. 독일과 프랑스 양국은 이미
‘ARTE’라는 문화 스포츠 전문 채널을 공동 운영하고 있다.
0 쑤창허(중국 푸단대 교수)=중국의 축구 민족주의는
특이한 형태다. 2002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의 선전을 중국인들이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과 지난해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컵 결승전에서
중국이 일본에 패하자 팬들이 소요를 일으킨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는 중국의 축구 문화가 유럽축구를 중시하는 가치에 지배되고 있고
스포츠가 정치로부터 왜곡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2002년 월드컵 때 중국의 TV 해설가는 공공연히 “한국이 심판을
매수했다”고 방송했고 이는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혐오를 부추겼다. 매스미디어가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여전히 한중일
3국 국민은 서로에게 잘못된 오해를 가지고 있다. 상호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화합하지 않으면 축구 문화 역시 동북아에서 실추되고 말
것이다.
제3부 월드컵과 국제협력
0 리처드 줄리아노티(잉글랜드 에버딘대 교수)=축구는
세계화의 상징이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을 통해 지구촌은 하나가 된다. 개최국은 경제적 이득을 얻고 고유의 문화를 세계에 보여
준다. 2006 독일 월드컵만 해도 연인원 400억 명이 지켜본다.
물론 이런 월드컵의 지나친 세계화 때문에 각 국가는
문화적 정체성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월드컵을 통해 자신의 문화를 자랑하는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월드컵이
지나친 경쟁 탓에 훌리건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등 부작용도 많다. 상업주의가 횡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폭력을 근절하고 상업주의를 최대한
막는다면 월드컵은 지구촌 화합에 큰 도움이 될 것이 틀림없다. 축구를 통해 인종차별을 없애고 난민, 이민 문제 등을 해결하고 세계화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0 이성형(이화여대 교수)=전통적으로 월드컵은 각국의 축구 스타일과 문화를 보여 주는
경연장이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토털 사커가 유럽을 거쳐 세계 축구에 확산된 이래로 예술 축구는 점차 사라졌고 스타일도 동질화됐다.
아시아 축구도 이제 유럽 축구를 본받아 ‘글로벌 스타’로 바뀌었다. 또 이기는 축구에 매달리다 보니 수비에 치중해 골도 많이 안 나고
재미없어졌다. 하지만 축구의 세계화로 정체성이 완전히 해체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팀 컬러에서 잡종화된 스타일 내에서의 편차가 있다.
사람들은 경기를 보는 90분 동안 모두 애국자가 된다. 동북아 지역리그가 탄생한다면 민족주의의 충돌로 불화를 겪고 있는 한중일 삼국의
적대감이 축구라는 스포츠를 매개로 해소되고 평화와 공동 번영의 계기로 승화될 것이다.
0 피터 벨라판(AFC
사무총장)=역사상 첫 번째 공동개최인 2002 한일 월드컵을 결코 잊을 수 없다. 축구는 207개 회원국이 참여해 즐기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다. 한국과 일본이 증명했듯이 다양한 민족 간의 화합을 이뤄준다.
축구는 생명력의 마법을 가지고
있다. 축구를 하는 사람을 바른 길로 인도한다. 좋은 시민을 만들어 국제평화에 기여한다. 하지만 확실한 정치적 확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축구로 이룰 수 있는 게 적을 수 있다. 정치가들도 축구를 통해 국제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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