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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 3만명 촛불집회 행진…곳곳 충돌 우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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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사상 최대 규모인 3만여 명이 서울 광장에서 쇠고기 수입 고시 철회와 재협상을 요구하는 집회를 끝낸 뒤 도심행진을 벌이고 있어 도심 한복판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1700여개 시민단체, 인터넷 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와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 정당인, 시민 등은 31일 오후 7시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여 24번째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한신대 총학생회장 유경문씨 등 20여명의 학생들은 한켠에서 삭발식을 치러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참가자들은 서울 광장에서 2시간여 동안 머물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 철회'와 '이명박 탄핵'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를 규탄했다.
이날 집회에는 10대 초반의 소녀부터 70대 노인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여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의 파장을 실감케 했다.
여고생 한 채민양(18)은 "촛불집회를 하며 역사의 현장에 내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친구들끼리도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광우병 걸릴 위험이 높다는 얘기를 한다. 이렇게 뭉치니까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승옥 할아버지(75)는 "쇠고기 문제를 수습하는 모습을 보니 이명박 대통령이 능력이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마지막까지 국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5일째 집회에 참가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모씨(35)는 "시민들이 의식 수준이 높아서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 의견을 계속 무시하면 국민의 심판이 머지않을 것"이라고 정부를 힐난했다.
오후 9시께 본집회가 열린 서울광장을 벗어나 도심 진출을 시도한 참가자들은 경찰의 제지에 막히자 숭례문 방향과 을지로 방향으로 나뉘어 행진에 나섰다.
이와함께 50~100여 명 단위의 시민·학생들이 도심 곳곳서 기습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주최측은 대외적으로 평화집회를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집회의 뚜렷한 구심점이 없는 것으로 보여 일부 참가자들이 청와대 진출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도로 점거 등 불법적인 시위에 대해서는 엄단할 것을 강조해온 경찰과 큰 충돌을 빚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80년대 6월 민주화항쟁을 연상시키는 대규모 반정부 집회가 20여년 만에 도심 한복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서울 광장과는 별도로 청와대 앞 청운동사무소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 등 60여 명이 오후 9시께 경찰에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20대 여대생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연행 중 실신,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경찰은 현재 106개 중대, 1만2000여명의 병력을 도심 곳곳에 배치해 놓은 상태지만 시민들과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지연진기자 gyj@newsis.com
윤근영기자 iamy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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