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검역위생 조건에 대한 장관고시를 규탄하는 촛불문화제와 거리시위가 1주일째 계속된 가운데 촛불집회는 이번 주말과 휴일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당초 '광우병 쇠고기' 규탄대회로 시작한 집회는 이미 '국민 무시하는 이명박 정부규탄 시위'로 변모하면서 시민단체와 야당 등 정치권과 연계되는 등 범(凡)반정부 시위로 확산일로를 걷고 있는 양상이다.

1700여개 시민단체와 인터넷 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정부의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 강행 조처를 강력 규탄한데 이어 31일 주말을 이용해 서울에서만도 10만명에 이르는 최대 규모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1만여명(경찰추산 2500여명)으로 시작된 이날 촛불집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시민들의 참여가 늘어 3만여명(경찰추산 4000여명)에 이르는 등 좀처럼 촛불집회의 위력은 경찰의 해산 요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꺼질 줄 모르고 새벽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이같은 시민단체 등의 주도하에 벌어지는 촛불집회는 30일 오후 국회 본관앞에서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들이 '장관고시 강행규탄 및 쇠고기 재협상 촉구 야3당 결의대회'를 갖고 대정부 투쟁 강도를 높여갈 것을 선언하면서 시민들과 정치권이 합세할 것으로 보이면서 31일과 내달 1일은 사상 최대의 시위로 확산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대책회의'는 이미 31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시민 10만명이 모인 가운데 24차 '촛불문화제'를 열겠다고 예고해 놓았다.

더욱이 이날 춧불문화제는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 주요 도시 100 여곳에서 동시다발로 이뤄질 전망인데다 1일 집회에는 이미 통합민주당이 서울 경기지역 당원 및 가족들까지 가세한 대규모 집회를 서울 명동에서 열기로 예고하고 있어 절정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다.

민주당은 31일 오후4시 30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국민무시 이명박 정부규탄대회'를 갖는 것을 시발로 오후 7시 서울시정 광장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에 쇠고기재협상대책본부 감상희 본부장을 비롯한 12명의 위원들이 참가한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국민대책회의' 사무실을 방문하고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의 연대 방안등에 대해 논의한다.

'국민대책회의'는 다음달 3일, 5일, 7일에도 집회를 갖고 6·10항쟁 21주년을 맞는 다음달 10일까지 촛불문화제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대책회의는 또 '장관고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소송을 위한 범국민 원고인단 모집에 나섰으며 지난 30일 현재 2000여명이 원고인단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대책회의는 정부가 장관고시가 관보에 실리면 철회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행정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거나 헌법재판소가 위헌법률로 판결하면 얼마든지 수입재개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적 공분을 사며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온 정부는 주말 촛불집회가 절정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주요 부처 고위 공무원들은 주말에도 출근해 집회상황 점검 등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정부는 또 전날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함에 따라 관계부처 및 수석회의를 통해 쇠고기 파동에 따른 민심의 흐름을 청취한데 이어 내주 초께 인적 쇄신을 포함한 전반적인 국정쇄신 방안을 밝힐 것으로 보여 이번 주말 휴일이 최대 고비가 될 것이란 예측이다.

한편, 지난 30일 밤 11시께는 촛불집회 참가했던 이모씨(32)가 이동중인 경찰 차량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왼쪽 다리를 가볍게 다쳐 간단한 치료를 받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