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는 26일 '진짜' 마지막 임시회를 끝으로 마감된다.  하지만 한미 FTA를 둘러싼 여야간 입장차가 커 파행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나라당이 지난 23일 당초 17대 국회의 마지막 국회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5월 국회에 본회의에 상정키로 했던 한미무역자유협정(FTA) 비준 동의안이 '상정 실패'로 끝나는 대신 야당측에서 상정한 정운천 장관 해임건의안이 부결처리되면서 폐회되자 곧바로 26일 임시회 소집을 요구한 것.

한나라당은 그러나 이날 안상수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의원 110명 명의로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기는 했지만 정 장관 해임동의안 부결 여파가 가시지 않은데다 '선(先) 쇠고기 재협상'을 외쳐온 당론이 바뀌지 않고 있고, 임채정 의장의 소신에 변화가 없는 한 FTA 비준 동의안을 둘러싼 정치적 타결의 여지가 없어 파행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은 27일로 예상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장관고시 공포를 두고 여야간 극한 대치 상황이다. 이미 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에서는 장관 고시가 강행된다면 이는 대국민 선전포고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해오며 시민단체들의 촛불집회에 맞춰 장외투쟁을 불사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기 때문이다.

본 회의장이 텅비어 있다/[전송뉴스파트너]

특히 야권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의 책임을 물어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던 정 장관 해임 건의안이 부결되면서 '시민단체보다 못한 야당'이란 달갑지 않은 비난을 감수하도록 당 안팎에서 내몰리는 것도 이들 야당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실정이다.

여기에 지난주말 미국 유력 대선 후보인 민주당 버락 오바마가 미국의 한미FTA 체결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을 뿐 아니라 현 부시 대통령에 대해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국내 정치상황을 새롭게 몰고 갈 공산이 크다.

이와는 달리 집권 한나라당은 오는 27일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결과에 따른 수입조건 장관고시 공포를 강행한다는 계획아래 한미 FTA 비준처리를 관철시킨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미국의 오바마 후보가 FTA 반대입장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비준 동의를 전제로 할 때 미국의 비준 가능성은 50%인 반면, 그나마 한국측에서 이번에 비준동의에 실패하면 미국의 비준 가능성은 20% 까지 떨어져 어렵게 체결한 한미 FTA가 완전 무산될 공산이 크다는 점을 역으로 부각시키는 여론형성에 적극 대응해간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