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등 야3당이 발의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부결됐다.

23일 국회는  17대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정운천 장관 해임건의안을 상정하고 표결을 실시, 재적의원 291명 중 149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40 반대 5 무효 2 기권 2표로 부결시켰다.

해임건의안은 재적의원(291명)가운데 과반수인 146명 이상 찬성으로 통과되며,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청와대를 압박할 수 있는 정치적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불참한 가운데 실시된 이날 투표에서 야당 지도부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해임건의안이 부결됨으로써 야당은 정치력에 큰 훼손을 입게됐다.

이날 본회의 표결에는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 3당 의원들과 무소속 의원 일부 등 모두 149명이 참석했으며, 한나라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23일 국회본회의장 정운천 장관 해임 결의안 표결 결과가 부결로 나오자 민주당 지도부가 심통한 표정을 하고있다./[전송=뉴스파트너]

민주당 의원들은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1시간여 동안 시간을 끌었으며, 장경수 의원은 동료 의원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마지막에 투표를 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야 3당 의원들이 투표 참여자를 늘리기 위해 투표 시간을 지연시키자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가 본회의장에 입장해 임채정 국회의장에게 투표 종료를 종용하기도 했다. 안 원내대표와 심 부대표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

부결이 확정된 직후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자유발언에서 "정운천 장관이 청문회에서 그렇게 속이고 거짓말을 했어도 해임건의안이 부결됐다"며 "이제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 장관 고시는 절대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이제는 장관 고시를 중단하고 다시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내일 5시부터 청계천 광장에서 청와대까지 매일 삼보일배로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행보를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장관 해임안이 통과된 경우는 임철호 농림부 장관(1955), 권오병 교육부 장관(1969), 오치성 내무부 장관(1971), 임동원 통일부 장관(2001),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2003) 등으로 모두 장관직을 유지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