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이 제한적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합의하고 오는 제18대 국회에 정식으로 교섭단체를 등록키로 했다.

역대 정당사에서 탈당이나 무소속 입당 등에 의해 교섭단체를 구성한 예는 있으나 이번 처럼 이념과 정체성이 전혀 다른 정당간에 정책 연대에 의한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사상 처음이다.

더욱이 양당은 총액출자부문이나 주한미군비용분담 문제 등 많은 현안에서 판이한 시각과 입장을 가진 정당들이어서 이를 보는 시각도 상당히 엇갈리고 있는게 사실이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고 '대운하 저지, 검역주권과 국민의 건강권 확보, 중고기업 활성화' 등 3개 사항에 공동 노력키로 뜻을 모으고 이를 위해 '3-포인트' 제한적 원내교섭단체를 공동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양당은 이같은 사실을 이날 오전 양당 대표회동 직후 곧바로 국회 정론관에서 양당 대변인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 등 양당 대변인은 공동브리핑을 통해 공동원내교섭단체 구성과 함께 양당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북한에 대해 인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당은 조만간 양당 실무차원의 협의를 통해 교섭단체 대표와 18대 원구성을 위한 준비작업을 거쳐 국회에 정식 원내교섭단체로 등록을 한다는 계획이다.

양당은 추후 협의를 통해 18대 원구성을 위한 상임위 배분 등을 위한 연구모임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원내 정책연대는 국가 중대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을 중심으로 정당들이 유연하게 연대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향후 정책연대 요인이 사라지거나 상호 충돌하는 다른 사안이 터져나올 경우 교섭단체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느냐는 문제 등 숙제도 적지않다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다음은 양당 공동대변인 일문일답 내용,

- 공동 원내교섭단체 구성의 의미는 무언가?
"그동안 무소속 의원이나 다른 당 소속 의원들을 꾸어와서 교섭단체를 구성시킨 예, 혹은 당대 당 통합 등의 방법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한 적은 있으나 이번 처럼 정책 연대의 틀 속에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교섭단체명칭과 대표를 누구로 할 것인지 알 수 있나?
"특별히 단체명을 정한 것은 없다. 대표는 실무적으로 더 논의하겠지만 공동대표도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공동 구성 취지는 뭔가?
"당의 정체성은 그대로 가져가고, 비교섭 단체 소속 의원을 지지했던 국민의 대표성을 원내서도 지켜주고, 그 대표성을 복원시켜준다는 취지로 이해해달라."
-어느 쪽에서 먼저 오퍼를 했나?
"자유선진당쪽에서 했다. 다만 정책에 대해서는 창조한국당의 3가지 핵심정책을 이회창 총재쪽에서 수용함으로써 이번 결정은 가능했다."

-산술적으로 18+3이 되어 21석이 될텐데, 창조한국당 이한정 당선자는 사법처리될 수도 있지 않는가?
"산술적으로는 현재 그렇다. 사법처리 여지가 남아있는 분도 있으니 좀더 두고 봐야 할 것같다."

-다른 당에서는 '야합'이라는 지적도 있다.
"야합이란 평가는 폄하다. 그간 교섭단체 구성위해 무리수를 두어왔던 우리 정당사다. 우린 정책 정당화하는데 공감을 했고 국가발전을 위해 서로가 합의점을 찾았다."

-향후 국고보조금 등은 어떻게 배분 되나?
"단체는 구성했지만 합당형식이 아니기 때문에 정당법상 국고보조금에는 차이가 없다. 또 그렇기 때문에 야합이란 표현은 옳지 않다. 그건 오해다. "

-재보궐 선거와 지방선거 등이 앞에 있다. 공동 공천이나 전략공천도 가능한가. 총액출자문제와 주한미군비용분담 등에 있어서는 양 당이 첨예하게 상반된 입장인데 그부분은 제외되나? 다른 문제를 두고서도 원내서 충돌여지가 충분하지 않나?
"상호 조율해 가야 할 부분이 있다. 정책연대가 중요한 고리임에 틀림없다. 원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의석수 20석이 워낙 높은 현실에서 거대 정당중심으로 운영되는 국회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자는 자구차원이다. 편접적인 야합은 아니다. "

-특정 사안을 놓고 정책연대로 구성하는데, 현행 정당법이나 국회법상 수용되는 사안인가?
"합당이 아니니 국고보조금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이미 말씀 드렸고, 국회법 제33조에는 서로 다른 당이라도 20인 이상으로 하여 등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니 문제 없다."

-앞으로 원 구성 등 모든 문제에 기본 정신은 1:1 합의 정신으로 가는가?
"그렇게 보면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