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엘리어트가 4월은 잔인한 계절이라 했던가! 가을의 가냘픈 코스모스와 대비되는 붉은 장미를 잉태하는 연분홍의 아픔이 깃들인 아름다움과 함께하는 가시처럼.

 18대 총선 취재의 피곤한 걸음에 도심속 한가운데 대구백화점 앞의 때아닌 트럼펫 나팔소리는 악기의 높고 날카로우며 명쾌한 그 고유의 음색이 가는 걸음을 멈추게 하고, 뭔가 잠시 생각하게 만든다.

 휠체어에 앉아 서부의 사나이가 즐겨하는 모자를 쓴채, 땀을 흘리며 연주하는 악사 앞에는 서양에나 흔히 볼 수 있는 적선함이 놓여 있다. 아직 세상의 인심이 삭막하지는 않아 연신 그 함에 돈을 넣는 아저씨,아줌마,아가씨, 청년들이 있다.

 무슨 사연으로 장애자가 되었으며?, 어디에서 살고?, 나이는 얼마인지?,가족은 있는지?, 왜? 이곳까지 나와서 처량하게... 모든 의문을 질문하는 것은 주인공에게 아픈 가슴과 피곤함을 줄지 모른다. 그래 그냥 노래소리 듣고 사진이나 촬영하자.

 이틀후면 온갖 자랑과 비난,절규,하소연이 사라지고 승자와 패자가 갈려지는, *선거결과의*, 어쩌면 잔인한 인생사가 이 트럼펫 소리로 하늘 멀리 날라 가버렸으면, 그리곤 모든 사람들이 아름다운 음률처럼 화합과 사랑의 음악이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