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금융조직을 보면, 재경부의 금융정책과 금감위의 금융감독기능을 합쳐서 금융위원회를 신설하고, 금감원은 별도로 두는 내용입니다.
이 개편안에 대해서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은 두 가지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는 관치폐해가 심각해지는 것이고, 또 하나는 금융감독이 선진화로 가다가 U턴해서 역주행하는 것입니다.
관치폐해가 심각해진다는 것은 이런 의미입니다. 우리는 10년전 IMF 경제위기를 맞아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그 경제위기의 원인 중 하나는 재경원이라는 공룡부처가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을 한 손에 틀어쥐고 전횡을 휘둘렀기 때문이었습니다. 환란이란 고통을 겪은 후에 금융감독을 분리하여 독립시켰습니다. 현재의 금감위와 금감원이 그것입니다. 앞으로 금감위와 금감원이 통합되면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만, 이번 인수위안은 10년전 IMF이전의 재경원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사실상 금융부라 할 수 있는 금융위원회가 신설되면 관료우월주의와 경직성으로 인해 시장친화적인 금융감독을 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금융감독이 정권의 경제․금융정책에서 벗어나 중립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금융감독의 독립을 의미합니다. 2007년 9월, IMF가 세계 103개 국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세계 약 80%가 금융감독기구를 행정부와 분리된 독립조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을 분리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의미입니다. 글로벌 자본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금융경쟁력을 갖추려면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키는 것이 기본입니다. 금융감독이 독립되어 정권교체에 영향을 받지 않고 국민경제만을 위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독립되는 것이 그것입니다. 그것은 금융선진화의 중요한 인프라입니다. U턴을 해서 역주행 하다가는 IMF 못지 않은 큰 사고를 당할 것입니다.
현재의 금융감독시스템은 분명히 문제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二重監督과 混線을 초래하는 비효율적 요소가 있습니다. 금융회사들이 불편해 하고 글로벌 경쟁을 하는데 발목을 잡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금융감독체계는 이렇게 바꾸어야 합니다.
첫째,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은 분리되어야 합니다. 금융정책은 국책은행 민영화와 같은 사안을 경제정책과 조화를 이루면서 다루어져야 하고, 금융감독은 거시적인 경제정책의 틀에서 금융부문에 대한 감독을 전문적으로 집행하는 것입니다.
* 화폭에 그림을 그릴 때 컨셉(concept)을 정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금융정책에 해당한다면, 연필로 그리고 색칠을 하는 것은 금융감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금융정책은 오히려 경제정책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현행의 금감위와 금감원을 통합해서 공적민간기구가 되어야 합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중감독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이 분리되면서 금융감독은 통합된 단일기구가 담당해야 해결됩니다. 대한민국 금융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충분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금융감독기구가 되어야 합니다.
이번 인수위안이 국회를 통해 법제화 되는 과정에서, 금융감독기구가 독립적인 기구로 재탄생되어 시장친화적이고 유연한 금융감독을 할 수 있도록 수정되어야 합니다. 금융감독기구가 국민 개개인의 재산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거듭나서 대한민국의 꿈을 이루는 또 하나의 희망이 되도록 국회와 언론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기를 호소합니다. 2008. 1. 16 금융감독원 노동조합 위원장 박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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