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15일 오전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과 이른바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축하금’ 의혹 등에 대한 독자적인 특별검사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 명의로 발의한 이 법안은 ‘삼성그룹의 비자금 의혹 사건과 비자금의 2002년 대선자금 및 최고권력층에 대한 로비자금제공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으로, 전날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 3당이 공동발의한 삼성특검법안과는 별도의 법안이다.

3당이 발의한 특검법안은 ‘삼성 비자금 조성과 각종 로비의혹, 에버랜드를 통한 편법 상속 의혹’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이 같은 내용 외에 ‘2002년 대선자금의 최고권력층에 대한 로비자금 의혹’을 포함시켜 사실상 노 대통령을 겨냥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특히 비자금이 2002년 대선자금으로 사용된 것과 최고권력층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은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안 원내대표는 3당이 삼성 에버랜드 사채 불법 발행 등 삼성 지배권 승계를 위한 불법 의혹 등을 특검법안에 포함시킨 것을 가리켜 “비헌법적 조항이 들어간 3당의 특검법안은 헌법정신에 반하는 요소가 너무 많다”면서 독자적인 법안 제출 배경을 밝혔다.

한편 청와대는 전날 3당의 특검법안과 한나라당의 독자적인 특검법안에 모두 반대입장을 표하면서 재고를 촉구했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3당의 특검법안에 대해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SDS의 신주인권부사채 헐값 발행 및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불법 발행 의혹 등의 사건은 현재 검찰수사 중이거나 대법원 심리 진행중이므로 특검대상으로는 부적절하고 그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신당 등 3당과 한나라당은 법사위에서 두 법안을 놓고 벌써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예고하고 있어 23일 국회에서 특검법안의 통과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또 삼성특검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다고 해도 특검 임명절차에 15일, 수사 준비기간에 20일이 소요되는 등 본격적인 수사는 대선이 끝난 뒤인 내년 초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