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아르의 변형,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 낸 <손님은 왕이다>
‘협박난무 누아르’를 표방하며 새로운 스타일로 무장된 영화 <손님은 왕이다>는 어스름한 밤에 대부분의 사건이 일어나는 전형적인 누아르 영화와 달리, 주로 낮에 사건이 발생한다. 협박자가 이발사를 찾아와 협박을 하기 시작할 때도, 해결사와 이발사의 아내가 만나는 시점도 낮이다. 한 낮에 벌어지는 협박극은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오히려 더 위태위태한 긴장감을 더한다.
<손님은 왕이다>에 등장하는 캐릭터 또한 누아르 장르의 전형적인 인물에서 조금씩 변형되었다. 전형적인 악인이어야 할 협박자는 양아치 혹은 사이코 같기도 한 악인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발사가 협박자를 미행하고, 해결사가 그의 뒤를 캐면서 의외의 모습들을 하나, 둘씩 드러낸다. 비밀스러운 팜므파탈이 아니라 애교 많고 밝은 겉모습 속에 독을 숨긴 요부로 재해석된 <손님은 왕이다>의 팜므파탈은 극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2006년 할리우드 누아르 장르의 변형으로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어낸 협박난무 누아르 <손님은 왕이다>와 같이 장르의 변형을 꾀한 다양한 한국 영화들이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장르 영화가 몰려온다
최강희, 박용우 주연의 <달콤, 살벌한 연인>은 로맨틱 스릴러다. 초반의 분위기는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지만 알면 알수록 미스터리한 여주인공을 내세워 후반부로 갈수록 스릴러의 요소가 가미되는 독특한 스타일의 영화를 만들고 있다.
킬러쾌담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내세운 <예의 없는 것들>은 혀가 짧아 말을 안하고 사는 킬러 신하균과 전직 발레리노 출신 킬러 김민준, 캐릭터부터 남다른 두 남자를 내세우며 액션과 스타일이 있는 특이한 코미디를 준비 중이다.
색다른 변신이 돋보이는 여배우 문소리의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은 매력덩어리 여교수와 무려 5명의 남자의 오각연애를 다룬 영화로, ‘섹스 영화’일 것 같은 편견을 넘어 한국영화 코미디의 도약을 호언 장담하는 코믹애정물이다.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높은 기대심리와 <웰컴 투 동막골>(05) <왕의 남자>(06) 등 새로운 이야기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의 상업적 성공과 맞물려 충무로의 다양성에 대한 욕구는 새로운 장르들에 대한 도전으로 표출되고 있다. 2005년 옴니버스식 영화 <내 생애 아름다운 일주일>과 블랙코미디 <그때 그 사람들> 등 새로운 장르에 대한 시도는 2006년 협박난무 누아르 <손님은 왕이다>를 선두로, 로맨틱 스릴러 <달콤, 살벌한 연인>, 킬러쾌담 <예의 없는 것들>, 코믹애정물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 등의 영화로 더욱 다양해 질 전망이다.
한가로운 이발관의 어눌한 이발사를 협박하는 정체불명의 낯선 손님이 찾아온다. 이발사의 일상은 무너지고 이발사의 아내마저 얽혀 든다. 이발사가 고용한 프로해결사는 오히려 이발사의 뒤를 쫓게 된다.
2006년 독특한 장르 영화의 첫 테이프를 끊게 될 <손님은 왕이다>는 2003년 2월 23일 극장에서 정성껏 관객을 모실 예정이다. |
newsvj@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