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상운사(祥雲寺). 이사찰은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본사인 조계사의 말사다.

서울의 진산인 삼각산(북한산) 영취봉 아래에 위치 하고 있으며 사찰 주위에는 원효봉, 영취봉, 백운대, 만경봉, 노적봉의 수려한 봉우리들이 기암절벽과 이어져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으며 대웅전 옆의 400여 년 된 고목인 향나무가 그 역사를 대변해 주고 있는 고대 사찰로 유명하다 .

상운사는 경종 2년 133칸 규모로 창건된 후 조선말까지 법맥이 이어져 왔으나 한국전쟁 때 대부분 불타 소실되었었다. 이후 시기는 알 수 없지만 화엄사 주지였던 금성당 명선(明煽)스님이 중창하였고, 1983년에는 주지 진만(眞晩)스님이 영산회상도, 지장탱화, 칠성탱화, 신중탱화 등을 조성하여 대웅전에 모셨다.

지난 1983년에 중건된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의 다포식 건물로 장대석기단위에 운두가 높은 화강석 원형 초석을 놓고 원기둥을 세워 창방과 평방을 건 다음 포를 올리고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완성하였다. 또한 전면의 각 칸에 사분합의 문을 달았으며, 외벽에는 십우도를 그려 장엄하다. 전면에는 교살 4짝 분합을 달았으며 내부에는 금동으로 조성한 석가, 약사, 아미타 삼존불과 함께 4점의 탱화가 조성돼 있다.

상운사에서 가장 오래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유물은 수 백년 된 향나무와 함께 대웅전과 약사굴 사이에 있는 ‘삼층석탑’으로 손꼽힌다 .

이 석탑은 2층 기단부와 1층 탑신부, 그리고 옥개석 등만 남은 채 심하게 훼손된 상태로 있다가 지난 1999년 9월에 복원. 하층기단은 우주석을 새기고 있으며 상층기단은 4매의 돌로 기단면석을 구성했는데 가운데 탱주조각이 각각 하나씩 있다. 1층 탑신석 밑에는 탑신받침석이 있다.

전체적으로 통일신라시대 전형석탑의 양식을 띄고 있으나, 초층탑신에 감실을 마련한 점과 양련석의 탑신괴임대를 끼워 놓은 것으로 보아 통일신라 석탑 양식을 이어 받은 고려시대 중기 석탑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약사굴은 석조외벽에 목조의 맞배지붕을 올린 형태로 내부에는 불단 중앙에 석조약사여래좌상이 봉안됐으며, 약사후불탱을 비롯하여 독성탱, 산신탱 등이 있다. 여기에 약사여래좌상은 앙련과 복련의 연화대좌 위에 결가부좌한 형태다. 얼굴은 턱이 길고 입의 인중이 짧고 이목구비가 가운데로 쏠려있으나 전반적으로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목에는 삼도의 표현이 있고, 가슴이 넓게 열린 대의를 걸치고 있다.

특히 오른손은 오른 무릎 위에 살짝 내려 촉지인을 취하고, 왼손은 배 앞에서 선정인을 취하며 그 위에 약합이 올려져 있다. 특히 하부에 조상기문을 남기고 있는데, 홍치(弘治) 10년 즉, 1497년(연산군 3)에 조성된 것임을 알 수 있으며, 불화들은 1988년에 조성된 것이다.

이 외에도 장대석 기단위에 세운 사방 단칸의 ‘불음각(佛音閣)’과, 새로 건립한 2층의 천불전(千佛殿), 절 서쪽 부도전 옆 암벽에 두 손을 맞잡아 선정인(禪定印)을 취하는 자세로 선 각된 ‘마애불’ 등이 포함돼 있다.

한편 상운사 가는 길은 전철 3호선 구파발역, 4호선 길음역에서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 입구에서 하차하여 진입한다. 투명한 소(沼)와 너럭바위,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북한산성 계곡’을 따라 대략 40여분 올라가면 예전에 훈련도감유영지가 있었던 상가 밀집지역이 나온다. 이곳에서 북문방향으로 1㎞ 정도 산행을 하다보면 우측에 상운사 입구가 보인다. 입구에 들어서면 영취봉(靈鷲峰) 아래로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는 상운사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