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하다.”

  첫 느낌이 그랬다. 무게를 짐작하기조차 어려운 거대한 바위를 사람의 힘으로 세워놓고 있었다. 산 계곡의 양편에 무수한 바위들을 여러 모양으로 세월 놓기도 하였고 눕혀놓기도 하였다. 한두 개가 아니라 집단적으로 구성을 해놓고 있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전해지는 느낌도 달라졌다.

  언뜻 보기에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감흥이 그리 오래 가지는 않는다. 차라리 주변에 활짝 피어 있는 봄꽃들의 모습이 가슴에 와 닿는다. 하얀 목련아 정겹고 분홍색 진달래가 곱다. 거기에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돋보인다. 봄의 정취를 듬뿍 느낄 수 있었다. 돌이 주는 차가운 느낌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충청남도 금산군 진산에 위치하고 있는 석막이라는 마을의 공원의 모습이다. 돌로 장막을 쳤다는 의미(?)로 해석이 된다. 주변을 살펴보니 마을 이름처럼 돌이나 바위가 아주 많다. 주변 풍광이 아주 뛰어나다. 소나무를 주축으로 하여 활짝 피어난 꽃들의 모습이 시선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바위로 구성된 인공적인 아름다움과 자연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 비교가 된다. 바위보다는 꽃이 훨씬 더 좋다는 생각이다. 바위가 크고 무거워서 압도는 하고 있었지만 유연함이 없었다. 딱딱한 돌의 느낌에서 정감이나 포근함을 찾을 수는 없었다. 그에 반하여 마음껏 자랑하고 있는 꽃들이 그렇게 우뚝할 수가 없다.

  둘을 비교하면서 깨닫는 것이 있었다. 둘의 우열을 가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바위는 좋지 않고 자연의 모습이 더 좋다고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의식하지 않아도 그렇게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좋고 나쁨을 평가하는 것이 아예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열을 갈라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경쟁을 강요함으로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아름답고 희망인 것은 개성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만약에 같다면 내일은 암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차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우열만을 가리려고 하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바위는 바위대로 아름답고 꽃은 꽃대로 아름답다. 둘이 같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바위는 나쁘고 꽃은 좋다고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열을 갈라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바위와 꽃의 차이를 인정하게 되면 세상을 더욱 더 아름답게 눈부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삼천리금수강산이라고 하였던가. 어디를 가도 우리 강산은 아름답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멋을 자랑한다.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빼어나다. 이렇게 차이가 있음으로 우리나가 금수강산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평가하지 말고 차이를 인정함으로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석막의 바위와 아름다운 봄꽃을 보면서 우열과 차이를 생각한다. 평가하는 나쁜 버릇을 고쳐야 하겠다. 생각을 달리하면 경이로운 세상의 모습에 눈이 부시다. 차이를 인정하게 되면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깊어진다. 힘들고 고달픈 인생살이를 경이롭고 행복한 삶으로 발꿀 수 있는 지혜이다.<春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