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이 또다시 장기 공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남북한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은 제5차 6자회담을 휴회하면서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회담을 속개하기로 합의했다. 당시의 구도는 이행 계획에 대한 각국의 생각을 들은 뒤 그달 열린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리하고 12월쯤 다시 모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이 금융문제를 둘러싸고 급격히 대립하면서 12월 회담 속개는 무산됐다. 한국이 제의한 수석대표 간 소규모 회동 역시 북한의 거부로 개최되지 못했다.

이런 국면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어 현재로선 6자회담의 1월 재개도 물 건너가는 상황이다.

우선적인 악재는 미국이 점점 대북압박 구도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6자회담과는 별개로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를 강력하게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변화된 태도를 보이기 전에는 6자회담의 개최가 어렵다는 것이다. 김광용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연구교수는 “미국은 서둘러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약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핵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이를 계속 끌고가려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는 장기간 교착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영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결단을 위한 환경이 만들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선뜻 합의가 이뤄지기 어렵다”면서 “소강 국면이 길게 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