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기경 신라시대 왕실이나 국가에 납품하기 위해 제작됐다 폐기된 것으로 보이는 각종 유물 5000여 점이 경주시 내남면 화곡지구 지표수보강 개발사업부지에서 발견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성림문화재연구원(원장 정영호)은 화곡지구 일대를

발굴조사한 결과 ‘국’(國)자로 보이는 문양과 샘을 뜻하는 ‘천’(泉),보물을 의미하는 ‘보’(寶)자로 보이는 글자 등을 새긴 토기조각과 공심전(空心塼·흙으로 만든 속이 텅빈 특수 벽돌),토기조각,여인이나 말탄 인물을 형상화한 것을 포함한 각종 도용(陶俑)을 발굴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출토유물 중 다양한 문양이 시문된 인화문토기 및 와전 등은 안압지에서 출토된 유물의 조합상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보아 이곳에서 생산된 유물이 통일신라시대 왕경에 공급하였던 관요 및 공방지였음을 입증해주는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공심전으로 추정되는 편들이 확인되었는데,추정규모는 가로 40㎝,세로 25㎝,높이 15㎝,두께 1㎝ 정도이다. 공심전엔 구름이 유유히 떠다니는 동산에 모란이 피어나고 사슴과 토끼가 평화롭게 뛰어노는 모습은 생동감이 넘친다.

이번 발굴조사 결과에 대해 박광렬 조사연구실장은 “이 전돌은 신라가 삼한을 통일하던 무렵에 도교사상이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음을 입증하는 유물로 평가된다”며 “토기와 기와,전돌,토우 등 다종 다양한 유물이 층위별로 뚜렷이 나누어져 출토되고 있어 통일신라시대 토기 및 기와 편년에 결정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 지역 유적의 중요성을 감안해 사적 지정 등을 통한 현장 보존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